◀나의 이야기▶/자연과 꽃

보리 익어가는 농촌들녘의 아침 단상!

푸른희망(이재현) 2013. 6. 19. 10:30

 이제 막 시작한 장마비...이틀간 내리더니 오늘은 잠시 소강상태다.  비가오면 비를 맞고 반짝이는 햇살에 젖은 옷을 말리고...그리 사는게 인생이 아닐까?  오늘은 컴퓨터에서 잠시 며칠전에 고운 아침햇살 빛나던 아침의 사진이 우연하게 마우스 끝에 걸렸다.  이모작으로 보리 수확하고 난 논에 물을 가두고 쟁기질과 써레질을 마친 논에 이른 아침부터 백로 두마리가 날아왔다. 


  참 귀도 밝은 녀석들이다.  하기사 생태계의 천적들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으니 발달할 수 밖에 없는 시력과 청력!  삐거덩~~ 방충망 여는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더니 날개짓을 하며  물을 박차 오른다.   어찌 저리도 순백색의 옷을 입은 것일까~ 내 몸의 때를 제 아무리 벗겨내도 나는 흉내도 못내는 순백색이다.  가느다란 모가지에 곡선이 아름답다.  가냘픈 다리는 사뭇 8등신 여인네의 잘 뻗은 미색의 다리 못지 않구나! 사뿐 사뿐 걷는 모습도 우아하다.  어느 누군들 너의 자태에 반하지 않을 이 어디 있을쏘냐!


훨~훨~ 날아 오르거라! 

내가 날고 싶은 욕망까지 모두 담아 높이 멀리 훨~훨~ 날아 오르거라








작년 봄에 심은 앵두나무에 빨간 앵두가 다닥~ 다닥~ 참 많이도 열렸다.  보리가 익어 갈쯤 빨간앵두를 맛있게 따먹던 어린시절이 있었다. 볏짚 모닥불에 보리구워 입술 까맣도록 비벼 먹던 추억도 있다.  그때 그렇게 흐르지만 않을 것 같던 시간들이 어느 덧 세월이라는 이름 앞에서 소년시절을 그리워 한다.   왜! 이제서야 그토록 원하던 앵두나무를 심으려 했는지...뭐가 그리도 나를 옭아매었던 것인지... 저 멀리 장성읍을 포근히 안고 있는 제봉산의 산등성이에서 고운 햇살로 떠오르며 비추는 아침해가 반갑다.  


파릇파릇 청보리 녀석이 어느새 황금빛 저녁노을을 닮아 누렇게 익어간다. 성장하는 농작물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네 인생을 보는 듯 하다.   기계음이 요란한 지금보다  허리 굽혀 보리를 베고 도리깨, 발동력기로 보리타작하던 그 때가 그리워짐은 무슨 까닭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