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밭에 갔다가 만난 귀여운 강쥐 가족들 " 야~ 근데 너그들 남매 맞니?
어제는 한달여 전 광주에서 볼일 보고 차를 몰고 오다 스치듯 지나간 임곡동의 수박 밭이 아른거려 카메라를 들고 찾아 갔답니다. 제법 넝쿨도 울창해지고 아이들 머리만하게 수박덩이들이 익어가고 있더군요. 수박밭 농부님네의 작업동 빈 공터에서 만난 강쥐가족! 차에서 내려서자 경계를 하며 으르렁 거리더니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자 이내 경계심을 풀었는지 가까이 다가와 냄새를 맡는다. 강쥐 어미가 냄새로 착한사람, 나쁜사람을 알아보는지 살랑살랑 꼬리를 친다. "알았다~~ 임마! 녀석 너 사람볼 줄 아는구나~~ㅎㅎ"
한참을 이리저리 동생과 오빠 강쥐 두 놈이 신나게 장난치며 뛰어 놀더니 이내 어미 젖에 코를 묻고 맛나게 먹어도 댄다.
아~~ 따분혀다. 날씨는 점점 더워지고, 재미난 일은 없고.... 아휴 하품만 자꾸 나오네! 욘석이 오빠강쥐 입니다. 아주 익살스럽고 귀엽게 생겼죠?
저기 멀리서 놀고 있는 동생강쥐를 보더니 담박에 달려가 짓누르며 못살게 굽니다. 야~~ 오빠야! 갑자기 공격하는 법이 어딨어? 이건 반칙이야~~! 에구구~~ 동생강쥐 죽네~~ ㅎㅎ
오빠야 그리 심심하나?
아따~~ 맘좋게 생긴 아자씨!
우린 그렇고 그런 사이가 아니라 남매여라우~~^^
알겄지라 절대 오해허덜 마숑
그렇게 심심하믄.....
그라믄 오빠야~ 이렇게 입 크게 벌려 봐라!
우리 누가 입이 더 큰지 대보자!
아무래도 내 입이 더크다
아니다 내 입이 더 크단 말이다. 너 오빠한테 자꾸 까불래~!
알았다~ 알았다고~~ 그래 오빠야 입이 더더더~~크다!
쬐끄만한게 까불고 있어! 안그래도 심심해 죽겄는디....
울 오빠! 승질 못됐죠~? 입 크다고 자랑했다가 오뉴월 강쥐 깨구락지 될뻔 했단께요
맘 좋아 보이는 아자씨~ 제 눈에 시방 눈물이 핑그르~~ 돈당께요
뭔 놈의 친오빠야가 동생 애교도 못 봐준당가요~~흐흑
아빠~ 오빠가 나 깨물었어~! 혼내줘요. 아빠가 싸랑하는 딸래미강쥐 눈에 눈물나게 했쪄요~~네! 하지만...아빠는 묵묵부답..귀찮은 듯 대꾸도 없습니다. 아빠한테 애교작전도 수포로 돌아가고 동생강쥐는 어미에게 쪼르르 달려갑니다. 그러나... 이걸 가만히 놔둘 오빠강쥐가 아니지요. 뜀박질 하듯 달려가더니 자꾸만 방해작전을 벌입니다.
야~~ 얘들아 ! 엄마 피곤혀! 너그들 똥걸래 빨고, 설겆이 하고, 집안 청소까지 하느라 무지 피곤혀~! 오지들 마!
에궁~~ 그렇지만 어쩝니까~ 천상 엄마인데 싸랑스런 새끼들이 젖먹겠다고 파고드는 걸 외면할 수 없나 봅니다. 아주 두 놈 양쪽으로 엉덩이 땅바닥에 철퍼덕 붙이고 맛나게 젖을 먹는군요. 동물이나 사람이나 내 자식 사랑은 끝이 없는가 봐요!
서로 잘 나오는 젖 먹겠다고 자리 싸움이 한창인 녀석들! 이때 어미가 오빠강쥐를 떼어 놓으려 하자 안떨어지려 안간힘을 쓰는 녀석입니다. 잉잉~~ 엄마는 맨날 나만 미워해~~!! 나두 먹을꺼야~ 왜 자꾸 강순이만 이뻐해! 하며 징징 댑니다. 그런데... 가만히 지켜 보고 있자니
"야~~ 느그들 진짜 남매 맞아?~ 털색이 달라도 너무 달라~~!
귀여운 강쥐 녀석들과 한참을 놀고 있는데 멀리 시골버스가 달려 갑니다. 오래전 안내양 누나 있던 그 시절엔 예쁜 목소리로 "오라이~~!" [아마도 영어표현의 "All right" 이 아니었을까..] 하던 낭낭한 목소리가 기억 납니다. 큰키의 미류나무 심어진 신작로에 먼지 뽀얗게 일어내며 달리던 어릴적 시골버스가 봄날의 아지랭이처럼 오버랩 됩니다. 강아지처럼 사람들의 생활에 깊숙이 오래전부터 함께 살아가는 동물도 드물 것입니다.
한번 준 사랑은 끝까지 책임지는 것 아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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