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자연과 꽃

여주곤충박물관에서 데려와 3개월의 짧은 생을 마감한 장수풍뎅이 "풍돌이"

푸른희망(이재현) 2013. 9. 5. 06:00

여주곤충박물관에서 애벌레로 데려와 성충이 되기까지 3개월의 짧은 만남을 남기고 떠나버린  장수풍뎅이 "풍돌이"


 곤충의 세계에도 여지없이 약육강식의 자연법칙이 살아 있다.  먹이 주변을 끝까지 사수하며 암컷이 먹이를 찾아 올때 짝짓기를 시도하려는 숫컷이 완강하다. 이상하게도 애벌레에서 번데기로 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풍돌이의 뿔이 용맹스럽고 멋드러지게 위풍당당 모양을 갖추질 못하고 왼쪽으로 구부러진 기형이었다. 그래서 그런가  쭈~욱 쭈~쭉 뻗은 멋진 뿔을 가진 이방인 숫컷에게 늘 힘에 밀린다.  사실 이 숫컷과 암컷은 풍돌이가 혼자여서 장가보내 주려 애태우던중 장성 황룡대교의 가로등 밑에서 우연하게 줏어 온 녀석들이다.  이틀 먼저 암컷을 줍고, 다음으로 숫컷 한마리를 주워 왔다.  손으로 몸뚱아리 중간쯤을 쥐는데 햐~~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어찌 살짝 밟으면 터져버릴 작은 욘석들한테 질수가 있겠어요! 비닐 봉지에 넣어 집으로 데려와 사육통에 합사를 시켰답니다.  처음엔 서로 팽팽하더니 며칠 사이에 전세가 역전되더라구요.  풍돌이가 완전 밀린 거지요.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뺀다고 꼭 그 격 입니다. 그때부터 풍돌이에겐 행복 끝 불행 시작 이었는지도 몰라요. 지금 생각하면 수컷 풍뎅이를 추방했어야 했나 몰라요.  그렇지만 딸기농부 은근히 세 녀석들의 생존을 위한 다툼을 몰래 지켜보고 싶었나 봅니다. 






먹이 주변에서 늘 서성이다가 풍돌이만 나타났다 하면 여지없이 기다란 뿔을 앞세워 사정없이 밀치고 들어 올리고,  에휴~~ 풍돌이 대적할 기운도 없는 것인지 힘에서 밀리고 먹이도 눈치 봐가면서 먹어야 하고, 암컷도 뺏기고.... 이런 이런 약간 붉은색을 띠는 녀석이 굴러온 돌 입지요~!  아무래도 혈기왕성한 청년 장수풍뎅이라 사양길에 접어든 노익장 풍돌이가 어찌할 수 없나 봅니다.  곤충의 세계에는 장유유서의 위계질서가 따로 없어요. 그저 힘이 장땡 입니다.  참~~


그저  멀찌감치 떨어져서  사랑 나누는 두 녀석을 멀끄러미 지켜보며 애를 태울 수 밖에 없습니다.  지켜보는 내내 안타까워요! 뿔을 치켜 세우고 의기양양하게 짝짓기하는 굴러온 돌이 얄미워 지네요. 차마 숨을 거둔 불쌍한 놈 풍돌이 사진을 올릴 순 업없고, 그저 딸기농부에게 잠시 곤충 키우는 재미를 가져다 준 장수 풍뎅이 "풍돌이" 딸기농부 가족 여섯식구 중에 유일하게 남자여서 얼씨구나 하고 숫컷 풍돌이 좋아했는데... 사실 키우고 있는 개들도 모두 암컷이거든요. ㅋㅋ 농장에서 돌아온 저녁 7살 소년처럼 사육통을 들여다 보며 한참을 놀아 주었었거든요.  많이 아쉽지만 만남은 항상 이별을 품고 있고, 이별은 또 다른 만남을 기대하듯 잠깐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남은 녀석들 잘 지켜 보아야지요. 


[여주 곤충 박물관에 가다]

지난 6월 1일에 여주농업기술센터 팸투어 초청으로  아내와 아이 셋을 데리고 다녀온 여주 곤충 박물관 입니다. 


특이하게 이 박물관은 부모님과 어린 자녀 둘이서 운영하시는 가족운영 박물관 이랍니다.

특히 사진에 아드님이 곤충에 높은 관심과 많은 학습으로 박물관을 찾는 내방객들에게 

곤충에 대한 설명을 담당하는 교육부장 이랍니다. 


마침 사슴벌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더군요.




이번 팸투어 때 함께 했던 제 막내 딸아이가 호기심을 갖고 

소년교육부장님의 정성스러운 설명을 들으면서 장수풍뎅이 애벌레에 대해 배웠답니다. 


박물관 2층에는 각종 곤충들의 표본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이 보면 참 유익한 시간이 될거예요~



딸기농부 큰 딸아이는  박물관 1층 체험부스에 있는 말하는 앵무새에 

푹~빠져 있군요. 

막내 딸아이는  사슴벌레 모형에서 추억만들기도 하구요.



이 날 서울과 경기 여러곳에서 다른 가족들과 함께 했습니다.

장수풍뎅이 모양의 나무 목걸이를 만드는 체험시간도 있었답니다. 

물론 만들어 집으로 가져가시면 되구요.

아이들이 개성있게 색칠도 하고, 모양도 내맘대로~~^^


[애벌레에서 멋진 성충이 되기까지 ]

6월 1일 팸투어를 마치고 내려오면서 한마리씩 데리고 온 3령의 장수풍뎅이 애벌레!

에게~~ 어찌 네가 위풍당당 장수풍뎅이란 말이야~!!


6월 30일 경의 장수풍뎅이...아직도 애벌레를 벗어나지 못하더군요. 

원통의 사육통의 아무런 변화가 무려 한달동안 없었답니다. 

시일이 지날수록... 아니 이녀석 잘못되는거 아니야?~ 하며 의구심이 들더군요.


하지만 열흘정도가 더 지난 7월 12일! 사육통을 뒤져보니

오호~~ 이제 번데기로 되었어요. 

이때만해도 있어야 할 뿔이 없으니, (있어도 구부러져 휘어 있으니) 암컷인지 알았답니다.


그리고 다시 4일 정도가 지난 7월 16일! 와우~ 이것 보세요! 장수풍뎅이의모양을 거의 갖추었습니다. 

아직 날개 부분이 흰색으로 불완전 하지만 모양은 완전 장수풍뎅이 입니다. 그런데  위풍당당 해야 할 뿔이 

왼쪽으로 휘어진 뿔이 기형이 되어버렸네요. 


그리고 또 다시 이틀 정도가 지난 7월 16일! 등부분이 붉으스럼 하지만 

뚜렷히 장수풍뎅이의 위용을 드러냅니다. 

이렇게 3령 애벌레를 데려와 무려 47일 만에 성충으로 된 녀석을 만날수 있었던 거랍니다.





애벌레에서 뭐..문제가 생긴걸까? 아니 뭐가 이리도 변태과정이 오래 걸려? ....하면서  저녁에 집에만 돌아오면 사육통을 잡고 들여다 보며 학수고대 멋지게 장수풍뎅이로 만나길 기다리길 47일,  기쁜 마음에 가까운 문구점에 가서 장수풍뎅이 먹이도 사고, 사육통도 사각통으로 큰 것을 사주었지요.  비록 뿔이 마음에 들지는 않은 기형 뿔 이어서 녀석이 측은해 보였지만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해준 귀여운 친구 였답니다. 7월 18일 성충이 된 후 숨이 멈추는 9월1일까지, 사십여일을 살아 주었지요.  


풍돌아~!  만나서 반가웠고, 어차피 만날 때 이미 헤어질 것을 미리 알았기에 서운함을 덜 하다만...그래도 널 보내고 나서 가슴 한켠이 휭~하니 찬바람 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