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농사소식

농촌의 가을 들녘의 같은 농작물 다른 수확의 풍경 그래도 넉넉함은 변함이 없다.

푸른희망(이재현) 2013. 11. 2. 07:00

 농촌의 다양한 콩 타작

농촌의 가을 들녘의 [같은 농작물 다른 수확풍경에도 공통점은 마음이 넉넉해진다는 것이다.


 농촌의 가을도 이제 서서히 저물어 가려 합니다.  딸기농부  틈 날때마다 살고 있는 장성의 농촌을 다니는 버릇이 있습니다. 농촌, 농민의 다양한 삶의 모습들과 풍경들을  사진에 담는 취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하지 않는 농작물을 접할 때는 신기함과 또 다른 배움이 있기에  가끔씩 배회하듯 구석구석을 다니곤 하지요.   뭐~ 여행이란 것이 멀리 멀리 바깥으로 다녀야 만이 여행은 아니잖아요.   내 주변을 둘러만 봐다 가보지 못한 곳이 수~두룩 하잖아요^^  


 오늘은 가을 걷이 중에 [콩 타작하는 장면들을 꾸러미]로 모아 보았습니다.  그 중에 딸기농부에 가장 마음에 들고  정겨운 풍경으로는 역시 사람이 내 손으로 콩를 두들기는 수타콩 수확장면이 가장 인상이 깊더군요.  아무리 기계화가 되고, 필요한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저는 구시대적이라 해도 그 오랜 옛날 풍경이 좋습니다.  돌담 길 옆 호박 넝쿨 타 오르고 흙길에 구슬치기, 소꿉놀이 하던 그 때 말이죠~~ㅎㅎㅎㅎㅎ



  [첫번째....전기머신콩타작]




 제 딸기하우스 바로 옆 땅에 콩농사를 지으신 아저씨의 콩타작 풍경을 담았습니다.  직장을 은퇴하시고 고향농촌에서 새로운 일을 추진하시면서 오백여평의 땅에 작년 고구마 농사에 이어 올해 콩 농사를 지으시는 아저씨!  5월에 콩을 파종하시고는 한참을 보이지 않으셔서 바짝 바짝 말라 콩깍지가 하나 둘씩 쩍~쩍~ 벌어지는 소리들에 안타까움이 있었는데... 며칠전에 내려 오셔서는 이렇게 마을 분들과 콩타작을 하시더라구요.  두 어달 가량을 보이지 않으셨던 까닭이 큰 수술을 하셨답니다. 


 딸기농부도 7년전 간이식을 했는데.. 아저씨께서도 간암3기 진단을 받고 간절제술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제가 콩밭을 옆에 두고 안타까워 했던 까닭이 바로 그러했더군요.  수술이 잘 되셨다니..저 또한 기쁘고 잘 치료하셔서 멋진 두번째 인생 사셨으면 하고 바래 봅니다. 




 5백여평에서 수확한 메주콩들 힘찬 기계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불과 두어시간도 되질 않아 콩타작이 끝났습니다.  천고마비 푸른 창공으로 난무하며 퍼지는 콩깍지들 차 지붕위에도,  일을 하는 사람들의 머리 위에도 온통 콩깍지가 쒸웠네요!  하하~ 콩깍지가 쒸우면 아무것도 보이질 않으니...그래서 "사랑에 빠지면 콩깍지가 쒸웠다" 라고 하는가 봅니다. 콩타작과 사랑이 뭔 관련이 있나...ㅋㅋㅋ   콩알로 가득차 있던 콩깍지가 속빈 강정마냥 수북히 쌓여가는군요.  


어릴적 이 콩깍지는 외양간 소들의 겨울먹이로 훌륭한 재료 였지요.  커다란 가마솥에 볏짚 썰은 것, 콩깍지, ..등등 여물을 넣고 쇠죽을 끓여 주던 생각이 납니다. 


전기로 작동하는 콩타작 머신의 굉음들이 가을 하늘로

 산산이 부서지는 콩깍지와 함께 높이 치솟아 또 하나의 멋진 농촌풍경이 되더군요.



 [두번째...콩콤바인]






촤르르르~~ 퍼붓듯이 쏟아내는 콩알들! 오메~ 오진거... 

구경하는 딸기농부도 요러코롬 좋은디  저 기뻐하는 마을 형님 농부의 아들 좀 보소!!!  


햐~ 순식간에 초토화 평정 되었다.  덩치 큰 콩콤바인 한대가 수십명 사람을 대신했다.  완전 궤도전차 굉음 내며 질주하듯 무적이다.  이름도 걸맞게 크롭타이거...허허! 드르륵~ 드르륵~ 여러번 왕복하는 사이에 노란 콩알들이 톡~톡~톡~ 세상 밖으로 튀어 나왔다.  그러고 보면 요~ 콩이라는 녀석 모질기도 하다.  열매 맺은 걸 순순히 돌려 주는 법이 없다.  콩깍지 꽉~ 다물고 있다.  매를 수차례 두들겨 맞아야 그 때서야 입을 열고 콩알을 토해 내니...원!   삽시간에 콩알들을 얻어낸 콩콤바인 개선장군처럼 의기양양하게 돌아가고 있다.  승자??ㅎㅎ 의 뒷 모습 역시 멋지다. 


 [세번째...도리깨질콩타작]




 역시 콩 타작의 기본중의 기본, 왕중의 왕은 바로 수타작이 단연 으뜸이지요!  넓게 멍석 깔아 놓고 가을 햇빛에 잘~ 말려진 콩들을 두 세명이서 "잘도 턴다 어기여차~! " 전통가락도 읊어 가면서 사이좋게 치고~ 빠지고, 또 치고 빠지고!  장단에 맞추어 콩알이 잘 터질만큼만 두들겨 팬다.  잽싸게 이때다~ 하고 사방팔방으로 튀어 도망가려는 콩알들도 있지만 예리한 아낙의 눈은 피할 수 없다.  요눔~~~ 감히!!ㅎㅎㅎ  어라?  근데  머리에 흰 수건 두른 아짐들은 아니 보이시공!  나이 지긋하신 아저씨 두분께서 그것도 털썩 주저 앉아서 콩타작을 하신다.  아구구~ 남자의 힘은 허리인디....이를 어째...우째야 쓰까...ㅠㅠ 


산더미 같은 저 콩더미를 저리 앉아서 오로지 팔의 힘만으로 언제 다 터누?~~~~  기다란 도리깨 나무로 빙~빙 ~ 돌려가며 내리쳐야 일도 수월하고 흥도 나도 재미지는데 말입니다.  마늘밭에 간 아주머니와 약속을 하셨나?  "콩은 당신이 털고,  메주는 내가 쑬께" 하하하~  서산엔 벌써 짧기만한 가을 해가 걸려 아둥바둥 하고 있네요!



잘들 보셨남유? ㅎㅎ


올핸 밭작물들이 모두 풍작이라고 합니다.  풍작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 옛날 같으믄야  얼씨구 절씨구 덩실 덩실 춤이라도 추련만... 농사지어 돈으로 바꾸려니 이거 원 콩값이 똥값이 되 불었네요. 그래도 농민들 죽사사자 땅을 지고 살아야 하니! 


딸기농부도 10평 남짓에 메주콩 심어 수확했습니다. 

잘 말렸으니 도리깨질 해야 합니다. 


잘 삶아 메주도 뛰우고, 두부도 쪼끔 해 봐야 겠어요! 

저~ 그럼  딸기밭 가~~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