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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주콩삶기]가마솥엔 소년시절의 그리움들이 가득합니다.

푸른희망(이재현) 2014. 1. 12. 06:00

[가마솥/검정가마솥/아궁이가마솥/메주쑤기/]

가마솥만 보면 가슴이 울컥하고 발걸음이 멈춰진다.

스르렁~ 하고 열리는 가마솥 뚜껑! 구수하고 하얀 김들이 모락모락 나풀나풀 나비처럼 소년의 코를 간지럽힙니다.  스르르~ 마법에 걸린 것처럼 소년의 마음 깊은 곳 기억들이 마치 아침 잠에서 깨어 기지개를 켜듯 하나 둘씩 살아 납니다.  어둠이 채 가시기도 전의 꼭두새벽...할머니는 늘 아침을 새벽밤에 시작하셨습니다.  


 그을음으로 부엌 천장도 까맣고, 가마솥, 부뚜막도 모두 까망 투성이 입니다.  가을에 추수해 놓은 콩대를 아궁이에 집어 넣으시고는 성냥불을 치익~ 붙이십니다. 불쏘시개로 콩대만한 것도 없지요!  지금의 클래식하고 모더니즘이 팍팍 묻어나는 세련된 부엌과는 비교할 수 없는 아주 열악한 환경....하지만 그 곳엔 할머니의 정성과 사랑이 하늘의 별들보다 더 많았답니다. 


 가마솥...그 때 그 시절엔 한 집안에 보통 대여섯개는 기본 이었지요.  부엌을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세 개! 하나는 물을 끓이고, 또 하나는 밥을 앉히고, 나머지 또 하나는  국이 끓고 있었다.  마당을 지나 사랑방의 아궁이에는 누렁이 황소의 쇠죽을 끓이는 무척 커다란 가마솥이 떡~하니 자리하고 이곳엔 할아버지의 몫이었다.  


 매퀘하고 매운 연기에 눈이 불편하셔도 쪼그리고 앉아 아궁이에 장작을 밀어 넣으셨다.  작일 저녁 군불 넣은 것이 꼭두 새벽이면 방바닥이 미지근해져서 이불을 감싸며 뒹구를 때 아랫목부터 다시 따듯해졌다. 밥도 하고, 국도 끓이고 세숫물도...그리고 방까지 따듯해졌으니! 할머니께서는 매일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으셨다.... 그렇게 할머니..당신께서는 늘 가족이 먼저 이셨다.

 

오랜만에 찾은 장성군 동화면의 산들래김치공장! 햐~ 나의 어린시절 추억으로 남아있는 가마솥의 풍경이다.  메주콩을 삶는가 보다. 산들래김치공장은 어머니와 그의 따님이 전통의 손맛으로 만드는 가족이 운영하는 김치를 만드는 곳 입니다.  작다고 대충 대충 만든다? 그리 생각하면 오산이다. 위해요소 중점관리[HACCP] 인증도 취득하고 가공을 하는 깐깐한 어머니와 그 따님이 운영하는 김치공장!!   자연스럽게 고추장, 된장, 간장도 함께 지역내의 농산물을 이용하여 만들어 낸다. 오늘은 무려 메주콩 50가마를 삶는다고 한다. 아마도 이틀은 꼬박 군불을 지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산들래김치  http://www.sandeulraefood.co.kr/ 


굳게 닫힌 저 가마솥엔 무엇이 들어 있을까요?


가마솥이 눈물을 흘린다?  ㅎㅎ

주르르~ 흘러 내리는 물이 마치 내 눈물같다.!

어? 그런데 부뚜막 위엔 고양이~!! ㅎㅎ

그럼요. 당연 고양이가 있어선 아니되겠죠

부뚜막 위쪽이 사실 따듯하니까...오래전에 부엌을 나가보면

고양이들이 웅크리고 잠을 자기도 했었답니다.


보이시나요? 

네~ 메주콩을 삶습니다. 


산들래된장 제품을 만들어 내야 하므로 메주콩을 삶아 

네모 반듯하게 메주를 만들어야지요~!


햐~~ 아주 잘 삶아졌습니다.

구수함이 느껴지시나요~?

크~ 한주먹 가져 가셔도 뭐라 하지 않을께요~ㅎㅎ


메주도 삶고

구수한 된장국도 끓이고

겨울 아침 세숫물 까정!


커다란 가마솥에 감자와 좁쌀을 넣어 지은 밥을 무척이나 좋아했답니다.

그리고 야구공 크기만하게 꼭~꼭~ 눌러 놓은 할머니표 누룽지공!!


가마솥 뚜껑을 열면 넓은 양푼속에 

동글 동글 담겨져 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