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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가볼만한곳]돌담벼락 골목길이 아름다운 담양창평 슬로시티 삼지천마을

푸른희망(이재현) 2014. 6. 30. 06:00

[담양가볼만한곳]돌담벼락 골목길이 아름다운 담양창평 슬로시티 삼지천마을

막내 딸아이와 함께 했던 담양창평 슬로시티 나들이! 기와가 얹어진 돌담 골목길에서 구슬치기, 딱지치기 하던 개구쟁이들의 놀이 삼매경에 빠져있는 모습들이 보이는 듯하다.  정형화되고 각진 현대식 건물들이 즐비하게 기름 비린내 나는 도시의 삶속에서 비 그친 뒤 코 끝을 자극하는 풀냄새, 흙냄새가 그립다.  이제는 시골살이 농촌에서도 쉽사리 흙벽 돌담길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 드물어 졌다.  그것은 아마도 세월따라 변하는 우리네 삶의 아쉬움일지도 모른다.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한 오늘... 막내 딸아이와의 기분좋은 느림의 미학 추억쌓기 시작합니다.^^  이글의  메인 사진은 춘강 고정주 가옥 입니다.  



담양창평 삼천리 마을을 들어서면 일주문을 지나 첫번째로 만나게 되는 누각,  담양군 향토유형문화유산 3호 남극루 입니다. 1830년대 장흥 사람인 고광일을 비롯한 

30여인에 의해 지어졌으며,  원래는 옛 창평동헌 자리에 있었으나 1919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또 다른 이름으로 양로정 이라 부르기도 한다는군요.

정면 3칸, 측면 2칸의 2층형 건물로 담양지방의 다른 정자보다 웅장한 규모가 시선을 멈추게 한다. 


왜놈들이 들끓고, 오랜 세도정치로 썩어빠진 조정 때문에 백성들의 고통은 나날이 힘들어지자  여기저기서 농민봉기가 잦았다. 이때 안동과 창평의 뜻있는 선비들이 이곳에 모여 시국도 토론하고 시도 지으면서우정을 논하던 곳이라 한다.  "이렇게 산새 좋고, 들이 좋고, 공기 좋은 이곳을 내어주면 안되겠지. 남극[南極]이라 부르고 남쪽의 극락으로 만들겠네" 하여 남극루라 칭하게 되었다는 군요.


남극루 옆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 그네를 타는 아이들이 무척 인상적 입니다.  이 아이들의 미래는 더 살기좋은 행복국가여야 하겠지요.




돌담벼락 사이에 망중한을 즐기는 청개구리가 반갑습니다.  일주문을 지나서 남극루를 둘러보고 가는 길에

만나는 삼지천[삼지내]마을 입구를 알리는 벽화! 느림의 대표 곤충 달팽이가 귀엽습니다. 






막내 딸아이와 함께 돌담 골목길을 걸으며 오래된 전통 고택들의 운치를 맘껏 느껴 봅니다. 

당시의 양반네가 살던 곳이어서 그런지 집 안을 들여다 보지 못하도록 돌담벼락이 높은게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담벼락 아래 골목 골목마다 환하게 웃어주고 푸르게 피어나는 

반가운 풀들과 꽃들이 있어 마음까지 편안해 집니다. 




담양창평 슬로시티의 대표마을인 삼지천[삼지내] 마을의 중앙 부분이 있던  야생화 효소 체험장!

담벼락도 그리 높지않고 넓은 마당 전체에 야생화와 산야초들로 들어차 있어 둘러 볼수록 감탄사가

절로 나오더군요.  제주에서나 볼수 있는 화강암과 현무암들이 이국적인 풍취도 자아냅니다. 




뒤 뜰의 작은 연못에 핀 연꽃의 자태가 아름답습니다 

보라빛 사랑을 간직한 꿀벌이 좋아하는 꿀꽃도 이쁘고,

시원한 여름날 산들바람에 한들거리며 여행자들을 유혹할 노란 나리꽃도 어여쁘게 피어

방문객들의 눈을 즐겁게 합니다.  온 마당이 자연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듯 합니다.



마당 한켠의 각양각색의 질그릇들과 장독대의 제각각 다른색, 다른 맛을 간직한 듯한 

항아리들이 참으로 정겹습니다.  시골스럽다는 것은 아마도 느리게 사는 것의 표상일겁니다.

된장, 간장, 고추장...이 모두가 시간의 맛깔스러운 기다림이 필요한 것들이니까요!

툇마루에 걸터 앉아 막걸리 한사발에 구수한 된장 한 종지 퍼와서 풋고추 안주에 먹고싶어지는군요~^^



야생화효소 체험장을 나와 마을 안쪽에 졸졸졸 흐르는 소천[小川]을 따라 다시 

딸아이와 걷습니다.  아주 오래전 개울물 첨벙거리면서 재잘재잘 친구들과 

수다놀이에 재밌어 했을 아이들의 환한 웃는 얼굴들이 보이는 듯 합니다. 




햐~ 이곳은 보기 드문 이층 한옥고택 입니다. 당시로서는 제법 으리으리한 곳이었겠어요.

이층 다락방에서 해질녁의 마을 풍경이 고스란히 상상이 되어 집니다.  

집집마다 저녁 밥 짓는 굴뚝의 연기들이 정말 운치스러웠겠어요!


바로 옆쪽에는 담양창평 슬로시티에 관한 전시홍보관이 마련되어 있더군요.


창평 면사무소와 달팽이 가게를 지나 조금 걷다보면 만나게 되는 고재환 가옥 입니다. 이 가옥은 1925년에 건립된 남부지방의 전형적인 대농가옥 이랍니다. 전라남도 민족자료 37호로 다양한 채의 조합형식을 유지하면서 흔히 사랑채와 곡간, 문간, 있는 경우는 많은데 별도의 사랑채와 삼칸채, 욕식, 화장실 등을 갖춘 특이한 주거 형태, 가옥의 전체 구조는 안채 앞으로 화단과 담장으로 구별하여 사랑채를 배치하고, 그 사이에 삼칸채를 두었다. 


고재환 가옥은 남도지방의 여느 양반집에 손새이 없을 정도로 잘 지어지고 보존도 우수하게 되어 있더군요. 대문으로 들어오는 골목길이 길게 이어져 외부와 공간을 멀리 두어 사생활을 보호하는데 중점을 둔 구조 같습니다. 


안채와 별도 사랑채의 문이 따로 있어 가족간에도 서로를 배려하는 건축구조


안채의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보이는 담장!!

갑작스런 외부 손님들의 방문에 안주인들의 놀람을 방지하고,

손님을 맞이할 시간을 주기 위한 배려 입니다.  

6월 하순이 되면 주황빛 능소화가 아름답게 필 듯 합니다.~




짜임새 있게 잘 갖추어진 안채의 모습 입니다.  바깥 출입이 그다지 많지 않은 

아녀자들을 위한 화단이 중앙에 배치되어 한옥의 옛스러움과 멋을 더하는군요!

한옥 내 이곳저곳 자세히도 살펴 보고 싶지만 지금도 후손들이 살고 있어서 아쉬운 마음 

뒤로하고  돌아 나옵니다. 






춘강 고정주 선생 고택은 한국의 전통적인 양반집으로  안채와 2동의 사랑채, 곡간채, 사당, 내외의 문간채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안채에는 전라도 지방에서 보기드문  ㄷ 자형의 남향 건물로 우측 누[樓]마루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데 방문시에는 굳게 닫혀 있어 볼수가 없어 무지 아쉬웠답니다.  이고택은 상량 기록에 1913년에 건립되었으니 우와~ 무려 100년이 역사를 갖고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처음에 만나게 되는  솟을 대문의 허물어짐이 위태롭기도 하지만 안타까움이 밀려들기도 합니다. 


춘강 고정주 선생은 조선말기 규장각 직각(지금의 국립도서관장) 까지 지내다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모든 관직을 버리고 낙향하여 후학들의 성장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고 합니다.  창평 지역 근대 교육의 효시인 영학숙과 창흥의숙을 설립한 근대교육 운동가로서 이 고택은 조선말 민족운동의 근원지라는 현대사적 의미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안채가 더 볼 만한 곳인데 굳게 닫혀 있어 돌아오는 내내 아쉬움이 컷던 고정주 가옥 입니다.  다음에 기회되면 안채의 누마루에 앉아 보고 싶어지는데요



담양창평 삼지천[삼지내] 마을에도 모내기들이 서서히 마무리가 되어 가나 봅니다.

어린 모들이 심어질 순서를 기다리듯 가지런히 놓여 있는 들녘 저편으로 일주문과 남극루의 모습이

단아해 보입니다.   막내딸아이와의 행복한 슬로시티 담양창평 나들이! 

마음속에 달팽이의 느림의 미학을 예쁜 종이학 접듯이 고이 접어 간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