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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대목황룡장]황룡장에가면 어르신들의 고단한 삶속에서도 여유로움을 배운다.

푸른희망(이재현) 2015. 9. 26. 14:00




오랜만에 사진기 들고 둘러 본 전남 장성 황룡장날 입니다. 

오늘의 메인 사진은 밤할아버지와 대추할아버지 십니다.

꺼먹 봉지에 뒷 밭가에 달린 대추 한봉지 따오신 대추할베,

쌀자루 가득 햇밤을 주워 오셔서 난전을 차리신 밤 할베, 대추 할베께선 

진작에 대추 한봉지 떨이로 파시고 밤 할베와 말동무로 앉아 계십니다.


두 어르신의 장터대담에 빠져선 안될 막걸리 한잔...

단순히 술이 아니라 작은 즐거움이실테죠.

약주 한잔에 술술~ 진한 삶의 이야기 보따리가 풀어질 테니까요.


왼쪽어르신이 대추할베, 오른쪽 어르신이 밤 할베십니다.

대추할베께선 술과 담배 모두 좋아하시는 듯, 

밤 할베께선 약주만 하시는 듯 하더군요.


대추 할아버지의 흰 수염 흰 머리카락..

그리고 하얀 담배연기가 묘하게 오버랲 됩니다.


추석 대목장날답게 사람들이 참 많이도 붐볐습니다.

시골장터엔 물건만 사고파는게 아니라 어찌보면

고향을, 인심을, 정을 나누고자 함이 더 맞을지도 모릅니다.


장터 둘러보는 중에 가장 먼저 딸기농부 카메라에 잡힌 두 할머님!

어떤 이야기를 나누실지 궁금하기도 하지만..ㅎㅎ 끼어들수도 없죠!


"황룡댁~ 오늘 장엔 사람들이 참 많구먼~"

"그려 그려 장날은 이렇게 북적거려야 활기가 도는겨~"

아마도 이런 말씀들이 오가시지 않을까~~ㅎㅎㅎ




2015년 9월 추석대목장은 주로 어르신들의 장보기 모습을 담아 봅니다.

노 부부의 장보기 풍경...고향을 찾아 내려온 자식손주들을 위해 장바구니 가득 물건을사셨나 봅니다.

아내 뒤를 따라 걷는 할아버지의 웃음띤 얼굴이 무척 좋아 보이시네요.




하하..또 다른 노부부 십니다. 할아버지의 장터패션이 아주 멋지시네요.

하얀 중절모에 잠바와 매끈한 바지...그리고 갈색빛 가죽구두로 한껏 멋을 내셨습니다. 

"영감...어여 따라와 뒤쳐지지 말고~!"


삼단 머리 곱게 빗은 처녀처럼 가지런히 세워져 있는 수수빗자루들

예쁜 꽃까지 장식하고 폼나게 서 있네요.


빨갛게 잘 익은 능금!

볼수록 탐나게 맛있어 보입니다.

지난해 까지는 생선장사를 하시던 아주머니신데 

향기나는 과일장사로 체인지업을 하셨더군요.

"아주머니 과일장사 대박 나셔요~"




땅콩, 생강을 밭에서 직접 캐가지고 와서 손님들에게 

파시는 아주머니...허리가 구십도 가까이 꺽어지신 할머니 한분!


"생강 얼마여~?"

"한 묶음에 오천원이유!"

"굵은걸로 한봉지 싸 줘~"


연세 많으신 할머니의 장보따리 속이 궁금해지는데요^^

손주 주실 막대사탕도 들어 있겠죠?ㅎㅎ





장터 삼거리의 늘 그자리를 지키는 배추장사!

푸른 잎의 싱싱한 배추들이 불티나게 팔려나가네요.

추석상에 올릴 채소듬뿍 넣은 물김치가 생각나는군요.



세상 모르고 낮잠을 즐기는? 꼬마 양이들!

장날에 장터나오는 일이 이녀석들에겐 이젠 대수롭지 않은 듯 합니다. 

시끌벅적한 장터인데도 쿨쿨 태평하게 잠만 잘 자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 부쩍 집 나가버린 냐옹이 녀석이 생각나네요. 

짜식...야단 한번 쳤다고 가출을 하냐..ㅜㅜ


귀 쫑긋 세우고 잠을 자는 요녀석 데리고 갈까...ㅎㅎ




장터에 가면..ㅎㅎ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듯이 먹거리코너가 빠지면

앙꼬없는 찐빵이 되겠죠. 이동식 튀김장사 부부!

노르스름하게 잘 익은 공갈빵 천원어치! 장터 둘러보며 심심풀이 땅콩이죠. 

고가도로 옆 주유소 앞에 위치한 맛있는 튀김코너 잊지 마세요.


코를 연신 벌름거리게 하는 냄새가 저기도 있었네요.

구수한 옥수수 찌는 냄새가 향기롭네요.

장보따리에 요런 간식 한봉지 정도는 으례히 들어 있어야 재미지죠


ㅎㅎ 눈깔사탕...달달한 사탕 한봉지!

다른 것들보다 먼저 눈길이 감은 추억의 맛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때문이죠.





혹시 양하를 아시나요? 

할머니들께선 양외간 또는  양애간 이라고 부르시더군요.

생강과의 다년생 식물로 9~10월에 사진과 같은 새순들이 마치 죽순처럼

올라오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아이보리 색의 꽃이 핀다고 하네요.


양하는 몸을 따듯하게하고, 혈액순환을 돕는 작용이 커서 특히 여성에 좋은 식재료 랍니다.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초장에 먹어도 좋지만, 소고기와 데쳐 요리를 하면 향기까지 더해 일품이랍니다.


딸기농부도 한 그릇 사가지고 왔어요. 

입에 군침이 가득 도는 것은 처음 접해보는 식물에 요리 기대감이 큰것이겠죠.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순식간에 한보따리 따오신 양외간이 전부 팔렸습니다.^^


변함없이 주차장 앞 장터 삼거리에서 생선장사를 하시는 아주머니!

오늘은 수입이 쪼매 짭잘 하신가 봅니다. ㅎㅎ






딸기농부 황룡장풍경 두번째 어르신!  평생 한복만을 입으시는 할머니

홍어를 팔고 계시는 할머니 한분이 제 카메라에 포착 되었습니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으시고 맛있게 삭아 향이 강한 홍어 조각들을 가지고 나오셨어요.

연신 파리들을 쫒으시느라 수건을 둘레 둘레 휘저으십니다.


"할머니~ 와~ 이렇게 고운 한복을 입고 홍어를 파시는거예요? 불편하지 않으세요?"

"내가 한복만 여든 벌이 넘어 언제나 한복을 입고 사는게 참 좋아~"

"내가 목포, 군산, 홍천거 다 팔아 봤지만..역시 목포홍어가 최고여!"


올해 여든셋을 드신 한복홍어 할머니...

꽃무니 선명하게 하얀 버선에 참 예쁜 고무신을 신으셨습니다.


장사할 때는 곱게 차리고 예쁘게 하고 나와야 한다시며 미소 지으시더군요.

예전에 쪽두리 비녀를 꼿고 다니셨는데 관리가 힘들어 곱슬곱슬하게 퍼머를 하셨답니다. 


양쪽 어깨부위의 한복 여기저기에 작은 구멍들이 송송..

담뱃재가 날라가 그리 되었다고 하시네요. 잠시 웃음^^

할머니 앉은 자리 옆에 있는 담배 한갑과 진통제...

괜시리 가슴속이 뭉클해짐은 왜일까요?


할머니 옆에서 지켜보는 내내 여러 사람들이 가격 흥정을 해보지만

낱개를 사려는 손님들과 흥정이 잘 안되시나 봐요...ㅠㅠ


할머니...조금씩이라도 파시지...ㅜㅜ

요즘 사람들은 옛날처럼 물건을 왕창 사지 않는다구요...제 마음속에서 한복할머니께

이렇게 말씀드리고 있답니다. 


한복을 늘 입으신다는 홍어 할머니와의 만남을 뒤로하고

어물전으로 가다보니 두 분의 할아버님이 보이십니다. 

밤 할베와 대추 할베 어르신! 


오늘 장터 이야기 세번째 어르신들입니다. 

대추를 사시는 아주머님이 좋은 것만 고르고 계셔 한참을 

할아버님과 실랑이 중이신 사진!


에궁 아주머니~ 그냥 떨이로 사가시면 좋겠구먼...

그럼 나머진 어떻게 파시라구...ㅜㅜ


그래도 화내는 법 없으시고, 나머지 모두 떨이로 대추한봉지 판매 끝!ㅎㅎ

고작 수입이 8천원 남짓...그래도 넉넉하게 웃으신다.




대추 한봉지 따서 장터 나오신 대추할베 

밤 한자루 따오신 밤 할베! 


고작 몇 푼에 지나지 않지만 두분에겐 장터의 흥겨움이 좋으신 거겠죠!

오는 손님 구수히 만나시고

가는 손님 즐겁게 흥정해 주시니 이보다 더 좋은 날이 어디 있겠어요.


그리고 말동부이신 분과 나누는 약주 한잔이 더 더 좋은거죠.

안주는 고작 조개젖갈 한 컵이지만 여느 고급 술집보다 넉넉하고 좋습니다. 


대추 할베는 대추한봉지 일찍 떨이 하시고, 느긋히 약주를 드십니다.

밤 할베께선 쌀자루 가득 담아온 알밤들이 아직은 많이 남으셨어요.


"할아버지~ 올해 연세가 어찌 되세요?" 여쭈니

"내 나이? 그깐건 알아서 뭐해~! 먹기도 많이 먹었지^^" 

"올해가 아흔하나여~!"

햐~91세신데 정말 정정하십니다. 딸기농부의 두배 가까이 사시고 계시는 연세 십니다.


갑작스레 존함이 궁금해졌어요. 그래서 

"할아버지 저 존함이 어찌 되셔요?" 했더니

"함평이씨 재연이야~" 하십니다. 


순간 깜짝 놀랐어요. 

"네? 다시한번 말씀을..."

"이 재연이라구~ 나두 귀가 많이 먹었지만 기자양반도 잘 안들리는겨? "ㅎㅎ

"와~ 할아버지 제 이름과 비슷해도 너무 비슷하시네요. 저는 재현이거든요. 전주이씨~!"


91세 밤 할아버지께서 더 좋아하시며 

"전주이씨는 큰집같이 가까운 집안이야 나두 반가운걸"

 하시며 손을 잡아 주시더군요.





다시한번 두분을 카메라에 담으려하니

이번에는 모자까지 벗고 활짝 웃어 주십니다.

어이~ 대추아우님~ 저짝 저 사진기쪽을 보라구~! 하시며

가장 아름답고 넉넉한 웃음을 지어 주셨답니다. 


대추할아버진 85세, 알밤 할아버진 91세두분 연세를 합하니

200년에서 24년이 빠지는군요. ㅎㅎ


장날마다 두분 뵈었으면 좋겠어요.

다음 장날에 뵈면 사진을 출력해서 가져다 드릴려구요.


사진 담는 걸 허락하셨으니

딸기농부도 답례를 해야죠.

알밤 할아버지의 잘 익은 토종밤을 한봉지 사드렸죠, 

잘했죠? ㅎㅎ



황룡장터에 또 다른 별미..홍어무침이 유명한거 아시나요? ㅎㅎ

추석대목장이어선지 알싸하고 매콤하게 무쳐낸 홍어무침이 일품입니다. 




어물전 코너에도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이런 시끌벅적한 분위기...

그래서 한가위 추석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하나 봅니다.


오이? 

알밤 할아버지 그사이 대추할아버지와

탁주 한병을 다 비우셨는지 막걸리 하나를 사들고 가시는군요.


그래도 나름 모자에 모시잠바에 

다리미질 안된 바지, 깔끔한 구두까지 신으신

황룡장터의 패셔니스타 십니다. ㅎㅎ




수제손수레~!! 직접 끌고 장터를 나오신 아저씨 

장 볼것이 많으셨나 본데 수레 위에 그리 풍성하지 않군요. ㅎㅎ

수레가 더 무거워 보입니다. 

딸기농부 순간포착 절대 놓치지 않죠. 


하얀 한복에 고무신 갓을 쓰셨다면 더 멋지셨을텐데!!

이건 딸기농부 욕심이겠죠.




장날이면 감초처럼 오시는 뻥튀기!

하지만  길게 늘어져 있어야 할 손님들이 보이질 않습니다.

동네 아저씨 한 두분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더군요.

추석 대목은 뻥튀기 장사가 가장 안되는 철이라네요.


설대목이 가장 흥하고 더운 철엔 기름값 유지도 어렵다 하시더군요.

뻥튀기 기계속에선 달달한 군밤이 익어 고소한 향기를 내며 입맛을 다시게 합니다.




추석대목 황룡장날 마지막 이야기 손님은..ㅎㅎ요녀석 입니다.

보면 볼수록 많이 본 녀석인데....?? 아~! 맞아요.

장터 장옥 안의 곡물가게를 운영하시던 할머니의 단짝 발발이네요.

귀엽던 얼굴이 많이 변했어요. 3년이 흘렀군요.


발발이강쥐 포스팅(2012-10-01) http://blog.daum.net/jhle7/8910808

주인아주머니 볼일 보러 갔을때도 쌀가게를 굳건히? 지키던 똘똘한 녀석이었는데..



그런데  이녀석 가만히 보니 여기저기 상처가 많습니다.

국밥집 앞에 이블 난전을 펼친 아주머니를 유독 잘 따르는군요.

한참을 이불아주머니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곡물을 취급하셨던 주인 아주머님이 돌아가시고 

여기저기 전전하다 자동차에 치여 죽을뻔 하다 살아난 일,

유기견 보호소에서 새주인을 만났다가 아쉬운 이별,

나이가 들고 온 몸에 상처 투성이다 보니 주위 개들에게도 왕따...ㅜㅜ

주인아주머니가 마지막으로 떠나던 차량의 비슷한 색깔만 봐도 줄달음치며 달린다는 녀석..


이런 이런 사연에 안타까움이 밀려 드네요.

왠지 녀석 눈에 슬픔이 가득해 보여요


자연스럽게 사정을 알고 있는 이불장사 아주머님이

음식도 주고 이뻐해 주니까 장날만 되면 이렇게 주인처럼 따른다는군요.

아주머님은 마음씩 착한 주인이 하루빨리 나타나 주기를 바라시지만..

이야기를 듣는 내내 새 주인은 다름아닌 이불장사 아주머님 딱 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버스 정류장엔 추석 차례 장을 보신 어머님들이 옹기종기 모여 

도착한 버스에 오르십니다.  먼길 달려올 자식들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주들을

위해 바리 바리 주머니 쌈짓돈을 아낌없이 여셨나 봅니다. 


추석 대목장엔 방앗간의 참기를 향기처럼 고소함이 가득합니다. 

전남 장성 황룡장은 4, 9, 14, 19, 24, 29일 열리는 5일장 입니다.